????. ??. ??. - 2011. 12. 15.
나는 항상 마루를 남들에게 소개할 때, '이사 할 때 전 주인이 버리고 간 개' 라고 말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우리 집에서 마루를 제일 열심히 돌본것은 나였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고 목욕을 시킨것도 나였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고 바쁠때면 항상 마루는 방치되었다. 그저 물과 밥을 얻어먹고, 하루종일 묶여 있었다. 올해 들어선 목욕 한 번 시켜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전 주인이 버리고 간 개를 그나마 나는 거둬서 먹이고 있다고 말해왔던 것 같다. 비겁했다.
올해 봄에 큰 수술을 하고 나선 활발하고 아주 건강해졌는데, 12월 들어 그 사람 좋아하던 놈이 사람이 와도 반기질 않고 영 안좋아보였다. 하지만 나는 매일 야근하고 밤샘도 하고 너무 바빴고, 병원에 데려가면 돈도 들었고, 시간이 조금 났을땐 피곤했다. 그래도 먹고 싸는건 괜찮으니까 나아지겠지 했다.
오늘 마루가 죽었다. 손군네 집에 상을 당해서 집을 비우고, 오늘 아침 삼일만에 출근을 하려는데, 마루가 제 집안에서 죽어있었다. 만져보니 이미 딱딱했다. 숨이 막혔다. 하지만 그대로 두고 출근해야 했다.
마루는 참 이상한놈이었다. 일루는 날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매일 끼고 살고, 만져 주고, 먹이고, 좋은 말도 해 주는데, 그런데 마루에겐 그러지 못했다. 내가 회사를 다니고 최근 1년간은 정말 방치되어있었다. 그런데도 사람을 보면 누구에게나 좋아하고 꼬리를 흔들곤 했다. '걘 도둑은 절대로 못잡을거야.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런 개였다.
더 잘 돌봐줬으면, 아니, 조금만이라도 제대로 돌봐줬으면 더 살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는다. 내가 남쪽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지금보다도 더 못 돌볼텐데 어떡하지, 지금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을 팔 계획이고, 그러면 혹시 데려가지 못할수도 있는데, 그럼 어떡하지 누가 돌봐주게 되지, 걱정 했었는데, 우리가 묻어주게 되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해 보지만. 그래도 그렇게 활발하고 사람 좋아하는 애가 힘없이 쳐져있을때, 한번 더 만져볼걸, 병원에라도 데려 가 볼걸, 계속 후회가 된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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