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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개싸움 2007/07/23

속마음

from 백수의일상부유 2007/07/23 02:59
나는 사실 비이성적인 상황을 싫어한다. 열광이나 흥분 같은 감정도 나에게는 거리가 멀고, 어색하다. 술을 마시면서도 취해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극도로 꺼린다. 사실 최근 2년 정도는 일상적으로 음주를 하지 않지만 그래도 1년에 2-3번 정도는 음주단속에 걸리면 면허정지가 될 정도의 음주를 한다. 하지만 여태 술을 마시면서 기억을 못하는 경우는 한 손에 꼽을 정도이고, 보통은 감정과잉의 정도에서 이를 악물고-_- 버틴다. 대학 3학년때 술먹고 화장실에서 토하고 쓰러진-_- 것 빼고는 타인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취한 적도 없다. 사실 나는 통제가 되지 않는 나를 두려워한다는 것이 정직한 표현이다.

올해가 되어 수면장애의 본격적인 치료를 위해 수면제를 장기복용하고 있다. 이런식의 책임전가는 나에게도 하등의 도움이 되지않고 결과에도 티끌만큼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남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종류의 것 또한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있지만, 그래도 한 번 마음껏 책임을 돌려보자면, 주기성 수면장애와 우울증으로 인한 불면증과 과다수면의 반복 때문에 적어도 내 20대의 절반인 대학생활의 1/3을 허비했고, 수업일수의 1/2를 결석했고, 시험성적으로 40명중에 5등안의 성적을 받았어도 D를 받아야했다. 뭐 나의 단순함 게으름이 없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하루에 12시간씩 자거나 3일동안 잠을 안자다가 이틀동안 잠만자는 경우가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침에 50번의 전화가 와도 듣지 못하거나, 알람소리 때문에 옆집사람이 깨어 내 방문을 두드려도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내 탓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상태로는 취직도 진학도 아무것도 할 수도 없고 하고싶지도 않다고 생각하고있다. 아무튼 이건 그냥 해 보는 한탄일 뿐이고. 그래서 주석산졸피뎀 성분의 약을 먹는다. 효과가 빠르고(30분 안에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강력하고, 부작용이 없고, 정상적인 수면주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100%믿지는 않지만 제약회사의 설명을 따르면 그렇다. 하지만 나는 30분 안에 효과가 나타나는(잠듬) 경우도 있지만 약을 먹고도 2시간 이상 깨어있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는 그렇지만 이 약의 효과가 강력하다는 것이다. 가벼운 것으로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밤새 열심히 컴퓨터게임을 해서 아침에 일어나보니 스테이지가 클리어되어있다거나-_- 사탕을 10개정도 먹었다거나 하는 일이 있고, 조금 위험한 것으로는 밖에 나가서 비틀거리며 돌아다닌다거나 라면을 사온다거나-_- 하는일이 있었고, 좀 더 위험한 것으로는 창틀에 올라가 앉아있었던 일이 있었다. 물리적으로는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불쾌한 것으로는 (나는 혼자생활했지만 가끔 집에서 자거나 할때) 타인에게 화를 내거나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거나, 블로깅이나 메일을 쓰면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말을 하는 것이다. 사실 나는 그 어떤 신체적 위해보다도 이 것이 두렵다.

어제도 메일을 썼다. 중학교때의 선생님에게 졸업했다는 사실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15줄 정도의 안부메일. 그 것을 썼다는 사실은 기억이 나는데 세부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오늘 보낸메일함을 확인해 보고 놀라고 말았다.

나는 평균에 한참 못미치는 내 졸업평점이나, 어디에도 취직하거나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나,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내 대학생활을 모두 알면서도 아무말 없이 그래도 애썼다고 말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게 아니라면... 날도 덥고 습하고 지내기 힘든 시간들이지만 그래도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 너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말 해줄 수 있는 누군가 라던지....그리고 비록 유치한 내용에 치졸하기까지 한 요구이지만 사람에게는 때로 그런것이 필요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속마음을 마주하는 것이 나는 두렵다. 하지만 처음으로 생각했다. 속마음 이라는것이 비록 유치하고 치졸하지만 사람에게는 때로 그런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그것을 '헛소리' 같은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속마음'으로 불리는 것이구나. 그런 생각.
 
2007/07/23 02:59 2007/07/23 02:59

개싸움

from 백수의일상부유 2007/07/23 01:28
사람들의 말 속에는 의외로 본질이 숨어있을때가 있다. 사람들은 쉽게들 말한다.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되어있는 20여명의 사람들을 위해 철군하거나 정부가 움직이는것은 '국익'에 위배된다고. 실제 그들이 말하는 국익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느나라의 이익이며 그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의 말은 예리한 면이 있다. '이익'. 그 누구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레바논 까지, 거창한 대의명분이나 부시가 말하듯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파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익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 이익이라는 것은 결국,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레바논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에게 파병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이익이며 미국으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이미 알고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혹은 이라크에도)의 부대는 의료부대나 공병부대라는, 그 국가의 재건을 위한 것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말 그들을 위한 것이라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 주어야지 싫다는 것을 갖다주고 남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것은 세살먹은 애도 웃을일이다. 세살먹은 아이도, 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흘리며 땡볕에서 세시간쯤 뛰어놀고 나서 엄마 더운데 찬물좀 줘, 라고 이야기 했을때 찬물은 배탈이 날 수 있으니까 따뜻하게 데운 인삼차를 마시렴~ 하고 가져다 주면 짜증을 내기 마련이다. 하물며 파병은 배탈을 걱정하는 정도의 인과율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이슬람 국가에 선교를 하러 가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그들이 진정한 '신념의강자'들 이신게라고 어쩔수 없다 생각하며 씁쓸히 넘어가더도, 우리나라의 중대형 교회들이면 어느 교회에서나 경쟁적으로 진행하는 해외'단기'선교 프로그램이 그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이들의 경험 이외에 무슨 이득을 가져다 주는지 잘 모르겠으며, 기독교적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얼치기 유물론자로서 십분 양보하여, 예수를 믿는것이 천국에 가고 영생을 얻는 유일한 길이며 그것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라 손 치더라도,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민중들에게 '선교'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삶의 희망을 주고 기쁨을 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더 알수 없는것은, 도대체 그 존재가 무엇인지 갈수록 알수 없는 '국가'와 결단코 나에게 단 한번도 이득을 준 적이 없는 '국익'이라는 것에 눈이 뒤집혀, 죽게 내버려두면 순교자가 되니 좋겠다던가, 국민의 혈세(대저 혈세 혈세 외치는 놈들치고, 진정 그들의 '피'를 국가에 바치는 꼴도 본 적이 없다)를 낭비하지 말고 내버려두라고 짖어대는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인간들인가 하는것이다.
20여명의 목숨과 철군으로 인한 경제적 득실을 저울질하는 이들과 나는 정말로 같은 인간인 것일까. 그 진위를 정확히 가릴수는 없으나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 이들의 사진이며 해당 교회에 대한 각종 루머들을 퍼트리는 자들은 자신이 단 한 번도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블레어도 물러나고 영국도 철군하는 이라크에서의 파병연장 동의안이 통과되고 이제는 레바논까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을 보면서 국익이 곧 나의 이익이라 생각하는 놈들은 정말로 그 이득을 누려 본 적이나 있을까. 그리고, 행여나 그 이득을 누린 개새끼of개새끼가 있다면 그걸로 배불리 먹고 사니까 기분이 좋습디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두다리 쭉 뻗고 잠이 잘 옵니까?

'문명의 충돌' 이라는 이름의 전쟁이나 포교활동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도록 하자. 나는 그것들이 이 이야기의 본질이 아닌것 같으니까. 그리고 설령 그것이 본질이라 한들, 그 종교라는 이름의 폭력과 국가와 국익이라는 이름의 폭력의 우월을 가려야 한단말인가? 그건 또 무슨 변비와 설사의 더러움의 우월을 가리는 행위보다 더 의미없는 행위라고 밖에는.

그래서 말하자면, 나는 아프가니스탄에 얽힌 일련의 사건들과 그에 대한 반응들이 더러운 개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런 개새끼들이 당당하게 큰소리를 내는 이 세상이 정말이지 두렵다.
2007/07/23 01:28 2007/07/23 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