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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from 백수의일상부유 2007/09/12 00:28
소주맥주콜라로 만든 술을 강제로 4잔 먹은 뒤 귀가했다. 작년 학생회 모임... 그 곳에 자주 오는 어린 친구들이 꼭 그걸 먹여야 한다길래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맺는 관계가 지속되기 마련이고, 나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해낸다- 는 것이 우리의 처음의 관계였기 때문에, 주길래, 먹었다.
술김에 생각하고 말 해 보자면 최근 나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내가 아직도 하고싶은 것이 있다는 사실' 이었다. 아니, 이다. 하고싶은 것이 없으면 포기해 버리면 마음이 편할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하고싶은 것이 있지만 그것을 해 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도 지금과 같이, 무엇을 해도 잘 해낼 수 없을것 같다. 그것이 나를 지배하는 생각이다.
생각은 힘이 있다. 생각이 행동을 지배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자신이 믿고있는 그 어떤 것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잘 해내지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이 되더라도, 사실 내가 모든것을 잘못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설령 모든것을 잘못했다 하더라도 지금과 달라질 수 있는것이 인간이다. 이런 것들을 오랜 시간동안의 치료를 통해 배웠고 나의 머리로는 인식 하지만 아직도 나의 마음은, 나의 생각은 변하지 못했다. 나의 머리는 나를 달래고 또 때리지만 나의 마음과 생각은 아직도 깊이 깊이 낮게 그리고 조용하게ㅡ
사실 하고싶은것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것인데. 내가 사실 하고싶지 않다면 이렇게 까지 스트레스가 될 것도 괴로울 것도 없다. 무시하면 그만인 것을. 사실은 그 누구보다 내가 잘하고 싶기 때문에. 가정 불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학을 갔다고 하지만 나는 사실 대학에 가고싶었다. 딱히 할 사람이 없어서 학생회장을 했다고 하지만 나는 사실 잘 하고싶었다. 뭐 그런 것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내가 잘못한건 또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바로 내가 항변하고 있기 때문에. 안다, 나도 아는데, 그래서 나에게 아직도, 이렇게 수년간 아무것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 하면서도, 하고싶은 것이 있다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만 아직은 괴로울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이 세상 모두가 다 힘들다는 것도 안다. 내가 뭐 그렇게 대단해서 나만 힘든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아는데, 알지만, 그리고, 알기때문에, 더더욱, 나는, 오늘도, 이렇게, 있다.
2007/09/12 00:28 2007/09/12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