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이란, 권진원을 빌자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꿈으로 사는것이라기 보다는 오늘을 마음껏 행복해 하는것이다. 내일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오늘의 나에대해 실망하게 만들며, 결과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오늘을 참고 견디어 지나가야만 하는 시간으로 만든다. 처음에 나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곧 이 지긋지긋한 시간이 제발 끝나버렸으면, 이라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오늘이 지겨운데 어떻게 내일이 즐거울 수 있을까. 결국 나의 내일은 달라질 것 없는, 오늘과 같은것으로 고정되어 버렸다. 이 지나친 비관의 시작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가.
움 근데 권진원이라는 이름을 화면에서 보니 글자가 되게 이상해보인다. 훠궈탕같은 느낌이랄까-_-
'2008/03'에 해당되는 글 12건
- 낙관 2008/03/31
- 3월 (2) 2008/03/26
- 자만하지 말지어다 (8) 2008/03/21
- 살아 있는 자에게 힘을 (13) 2008/03/18
- 약 (11) 2008/03/17
- 남은것 (4) 2008/03/17
- 열 한시간 삼십분의 깊은 잠 (4) 2008/03/16
- 인천공항 (2) 2008/03/15
- 여행 (6) 2008/03/11
- 전환 2008/03/10

봄옷을 사야겠다. 지난 1월말에 돈을 벌기로 결심하고 면접을 보기위해 생애 처음으로 흰 셔츠와 검정 자켓을 샀다. 그런데 오늘 돌아다니다 보니 너무 덥고 힘들었다. 오늘 면접을 봤다. 처음 돈을 벌기로 결심하고 부푼 꿈을 갖고 정성들여 고래가 그랬어에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가타부타 연락도 없었고, 학교에서 하기로 한 아르바이트는 재학생이 아니란 이유로 마지막에 거절당했다. 나는 아르바이트 검색과 이력서쓰기를 매일매일 되풀이했다. 50장 정도. 평균 하루에 한 장 씩은 쓴 셈이네. 연락이 3군데에서 왔고, 오늘도 면접을 봤는데 오늘 중으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지금 8시 30분 까지 연락이 없는걸 보면 대략 즐. 작년 1월에 부산에 가서 장어구이에 소주를 먹으면서 먹고사는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조금이라도 부끄럽지 않게 살고싶어요. 그런 말을 했었다. 그때 그 분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러셨었다. 니가 아직 나이를 덜 먹었네. 그땐 그 말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한 1년 정도는 그 말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말이 맞았다.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에 나오는 말을 빌자면, 그래 이건 그냥 아르바이트야. 죄짓는 것도 아니고, 남들 다 하는 그냥 아르바이트. 이렇게 생각하며 이력서를 보냈다. 연락은 오지 않았고 한달이 지났을 때 쯤, 나는 이력서에 경기지역고졸검정고시를 지우고 대학 졸업만 남겼다. 그리고 갖은 이력을 동원해 적었다. 그래봤자 2차례의 아르바이트, 운전면허를 포함해 2개의 자격증. 그 것 뿐이었다. 돈을 많이 주는 곳, 일에 배움이 있는 곳, 집에서 가까운 곳, 몸이 힘들지 않은 곳... 아르바이트 선택의 여러가지 고려할 점 들. 그런 곳에선 단 한차례도 연락이 오지 않았고, 내키지 않는 곳에 두어번 연락이 와 면접을 봤지만 끝내 재연락은 오지 않았다. 나는 왜그렇게 어렸던 것일까. 나는 왜 그렇게 몰랐던 것일까. 그 근거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것일까. 도대체 무엇이였을까 내가 내 삶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 알 수 없는 허세는.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곧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었지. 부끄럽지 않게 살고싶다고 했던 나는 지금 그저 무엇이든 돈을 벌고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나를 천박하다고 여기면서, 그러나 그 조차도 하지 못하는 나에게 좌절하면서, 또 그런 나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내가 지킬 수 있는 자존심이란, 고작 삼성에 이력서를 내지 않는 것, 교총에 전화를 걸지 않는것 그런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곳에 연락을 했어도, 지금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그리고 삼성과 현대, 그리고 NHN이 다르지 않다는 것도. 도대체 나에게 무엇이 부족한걸까. 나는 거창한 취직을 바란것도 아니며 그저 한 석달 돈을 벌 아르바이트를 구할 뿐이다. 스물 여섯, 어처구니 없는 성적으로 대학 졸업, 현재 아르바이트 구직 중. 이럴 줄 알았으면 졸업하고 바로, 아니 지난 겨울에라도 대학원에 갔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애당초 틀린 이야기다. 이럴 줄 알았을 리가 없다. 이럴 줄 알면서도 이렇게 했을 리가 없다. 나는 그저 그때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 생각되는 것을 해치웠을 뿐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지금의 모범답안도 알고있다. 괴로운 시간이지만 꾸역꾸역 집어 삼키는 것 말고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그러나 과연 버티면 좋은 날이 올까. 과연 이것 또한 지나갈까. 좋은날이 오기전에, 나는 꾸역꾸역 집어 삼킨것을 꾸엑꾸엑 토해내게 되지 않을까. 봄 옷을 사는 일은 과연 가치있는 일일까? 겨울 자켓을 입고 가서 면접을 통과하지 못한것은 아닐텐데. 나는 아직 자기소개서에 온갖 입에 발린말로 나의 지난 삶을 치장해서 적을 넉살은 없다. 그래서 그런것일까. 이렇게 또 한달 쯤 지나가게 될까. 세상의 변두리에 서있음. 혹은 세상에 편입하지 못한 채 서성이고 있음. 그 사이에서 무엇이 나를 설명하기에 더 적합한 표현일지 고민하고 있을까. 울고싶을 지경이지만 너무 약을 많이 먹어서일까, 그것이 다행인걸까, 잘모르겠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다.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나 자신이 없다.



얼마전에 광화문 근처를 지나다가, 헌혈 하라고 하기에 헌혈을 하러갔다. 헌혈 하기 전 몇가지 기초적인 질문지를 작성했는데, 복용중인 약이 있나 뭐 그런것들을 적었다. 문진과 혈압, 헤모글로빈 수치 검사 등을 하는 간호사가 나에게, 약을 복용중이면 헌혈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 전 평생 헌혈 못하는거에요?' '왜요? 빨리 낫고 하시면 되죠'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나는 약을 먹는것이 나의 일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밥을 먹는 것 처럼. 나 집에서 노는 동안에 골수기증도 신청하려고 했는데. 이런 제길.
손군이 나에게 몇가지를 남기고 갔다. 보다 폐인스러운 뷁수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 줄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비싼 스피커와 사운드카드. 쓸쓸함과 심심함. 우울함과 잠만 퍼자는 일상. 그리고 마티즈. 분명히 말하지만 준건 아니고 빌려준거다. 줬다고 말하면 또 뭐라고 한다. 오늘은 쓰레기장인 차를 청소하고 운전을 조금 해봤다. 집이 산속에 있어서 차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운전 연습하기에 좋지만, 산인지라 수동인 차를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몇번 시동을 꺼트려 가면서 천천히 집 근처를 몇바퀴 돌았다. 아마 내가 운전하는걸 봤으면 차 다 망가뜨린다고 잔소리를 했겠지. 훗. 안보이는데 알게 뭐람! ....아르바이트라도 구해야 기름값을 낼 거 아니냐 ㅅㅂ ㅠㅠ
에 음 지금쯤 런던 공항에 착륙하지 않을까. 흠. 넌 생긴게 산적같아서 입국심사가 오래걸릴거야. 테러리스트로 오인하기 딱 좋지. 뭐 생각해 보니까 입국 거부되서 돌아오는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아. 여덟시간차이라니. 멀긴 멀다. 여긴 한밤인데. 거긴 한낮이겠군. 이제 정말로 완전 다른 세상에 있구나. 면세점에서 로션은 샀냐. 그러게 준비를 잘 해야한다니까. 쯧쯧. 매일매일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니 그렇지. 너희 가족들 중에 너만 배나왔더라. 혹시 줏어온거냐? -_- 니 동생은 네 어머니와 닮았던데 넌 네 아버지와 별로 안닮았어. 네 아버지가 훨씬 인상도 좋고 잘생기셨더라. 나는 하루종일 잤어. 또 자려고 하면 얼마든지 잘수있을 거야. 일루는 오늘 설사를 했어. 어제 캔주는데 약간 냄새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좀 변했나봐. 불쌍한 것. 이놈의 고양이도 주인 닮아서 하루종일 늘어져서 잠만 자고 있어. 그래도 사료 주면 잘 먹는거 보니 금방 나을것 같아. 아아. 너에게 비자 내준 영국 대사관을 죽을때까지 원망할거야. 이제 나는 매일매일 기도해야지. 영국에 심각한 테러 위협이 발생해서 한국인 모두 귀국 조치하도록 해주세요. 선량한 영국인들 미안. 그러니 위협만 할께. 자고 일어나면 12월이었으면 좋겠다.


디씨 고양이갤의 고도리. 나도 얘처럼 매일 기도하려고.

아니면 얘처럼 머리에 띠두르고 폭탄테러 위협할거야.
태어나서 처음 인천공항에 가봤다. 너무 넓어서 돌아다니기가 힘에 부쳤다. 그래도 집에 돌아올 때 까지 나는 씩씩한 어린이. 피곤하다. 이제 난 정말로 아무것도 완전히 하나도 할일이 없다. 폐렴이고 천식이고 아파도 상관없다. 좀 자고싶다. 갔다 갔어. 정말로 간거야.
오늘도 긴 여행이 시작됐어 오늘도 어제처럼 뜻밖이야 거리엔 넥타이 맨 검은 새들 어디론가 날지 못해 걷고 있어 누군가 노랠 불러 나를 불러 어디선가 바람 따라 내게 들려와 오늘도 긴 여행이 시작됐어 내겐 오래된 짐 오늘도 날 유혹하는 것들을 찾아 그를 그리고 널 찾아 그래 어디든 가자 머리 속 한 번 뒤집어 놓고 나가는 거친 바람 눈자위 진짜 파란 벌어진 어깨는 처진 사람 마치 그의 자취 찾는 멋진 형사같이 혹은 사랑하는 애인같이 아님 멋진 아치같이 어찌될 건지 너무 뻔히 알면서 항상 처음엔 너무도 신나지 나 이제 다 모르겠어 정말 모두다 소용 없어 바로 코 앞까지 온 것 같지 눈 떠보면 어디 간지 알 수 없지 날 부르는 목소리 터질 것 같은 내 머리 내가 찾는 것 모두 감추는 것 그리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모든 것 그만한 가친 있지 사방 갇힌 속에 모두 같이 섞여 서로가 굳게 닫힌 맘을 열 필요도 없지 가끔 아찔한 나 어느땐 너무 무서워 용기가 안나 그 소름끼친 무서움 이미 지쳐버린 나를 흥분시키기엔 이건 너무 충분한 미친듯이 찾아다닌 죽음 직전의 여유있는 웃음 이걸 가로막는 마지막 문 그건 두려움 나 이제 정말 갈증나 뭘 마셔도 가시지 않아 더욱 짜증나 오늘 웬지 할 수 있을 것 같지 막상 앞에 서면 난 고개 돌리고 말지 기억할래 나의 마지막 모습까지 내가 원하는건 바로 그게 다지 내가 가진 것 내가 꿈꾸는 것 그리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모든 것 그만한 가친 있지 사방 갇힌 속에 모두 같이 섞여 서로가 굳게 닫힌 맘을 열 필요도 없지 가끔 아찔한 나 어느땐 너무 무서워 용기가 안나 그 소름끼친 무서움 이미 지쳐버린 나를 흥분시키기엔 이건 너무 충분한 미친듯이 찾아다닌 죽음 직전의 여유있는 웃음 이걸 가로막는 마지막 문 그건 두려움 오늘도 긴 여행이 끝이났어 오늘도 어제처럼 뜻밖이야 거리엔 넥타이 맨 검은 새들 어디선가 지친 듯이 돌아오고 누군가 노랠 불러 나를 불러 어디론가 바람 따라 멀리 사라져 오늘도 긴 여행이 끝이났어 내겐 영원한 짐
봄이 되고. 황사가 날리고. 지난 가을 겨울 잘 넘겼던 알레르기가 심해지면서. 잦은 외출로 인해 감기가 슬쩍 들게 되자, 갑작스럽게 천식이 심해졌다. 겨우 이틀만에 컹컹 크르르릉 개짖는 기침과 히익히익 거리는 숨소리를 내게 되었다. 겨우내 운동도 하지 않고 건강관리도 잘 못하고 또 기분도 안좋고 등등 그랬더니 결국 그 후과가 찾아오는구나. 몹시 울적해졌다. 물론 세상도 인간도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믿(고싶)기에, 안좋아진 이 상황도 또 언젠가 변화 하겠지만 마찬가지로 좋은 시간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에 기뻐하지 못한다면, 결국 바라보아야 할 것은 그 나선이 어디로 수렴하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 수렴하는 지점이 나라는 인간의 호메오스타시스 뭐 그런것일지도 모르고. 언젠가 또 이런 이야기를 썼지만, 좋아지는 것은 느리다. 하지만 나빠지는 것은 빠르다. 좋아지는 것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잠깐 긴장의 끈을 놓치면 곧 나빠진다. 결국 내 인생의 나선이 수렴하는 지점은 나쁜쪽 어딘가에 위치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란 나쁜것과 좋은것으로 나눌수는 없는것이지, 따위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은 나를 지난 2년간의 시간에서 헤메게 만들었고, 그 와중에 나는 겨우 구원의 동아줄을 움켜쥐었는데, 2006년 5월에 감기가 심해져서 폐렴으로 입원 한 이후 근 2년간 천식은 꾸준히 하강세였고,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몸이 좀 으슬으슬하네, 정도의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그럴 때 마다 나만의 감기 퇴치 방법-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몸이 좋아질때까지 한 2박 3일정도 자는, 생활과 마인드가 백수인 자만이 가능한 방법이다-으로 이겨냈다. 근 2년만에 찾아온 감기라고 생각하니 뭐 이쯤이면 한 번 참아 줄 만도 하지, 라는 이상한 관대함이 생겼다.
그러므로, 참고 견뎌야한다. 무작정.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실망도 하지말고. 비관도 낙관도 하지말고 지금은 그냥 견뎌야 한다. 어려운 시간들이다. 돈도 지식도 건강도 열정도 그 어느것도 가진게 없는 백수의 시기를 혼자서 헤쳐나가야 한다. 4월에 눈이 오거나 꽃가루가 날리면 비염과 결막염으로 또 힘들겠지만 언젠가 날씨는 따뜻해 질 것이고, 물론 이 기침이 길어지면 또다시 폐렴으로 입원 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약을 꾸준히 먹으면 바로 2년전에 그랬듯이 천식은 좋아질 것이며, 날이 좀 좋아져서 운동을 하면 다시 건강도 좀 나아질테고, 그렇게 꾸역꾸역 시간을 집어삼키면 2009년이 되어서 손군도 돌아올것이다. 하지만 나도 좀 더 버텨보면 취직을 하든 대학원엘 가든 혹은 학원강사를 하게되든 뭔가 사람구실 할 방법이 생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슈퍼키드는 말했다. 버텨라 꿋꿋하게 사는게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참고 견뎌야한다. 무작정.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실망도 하지말고. 비관도 낙관도 하지말고 지금은 그냥 견뎌야 한다. 어려운 시간들이다. 돈도 지식도 건강도 열정도 그 어느것도 가진게 없는 백수의 시기를 혼자서 헤쳐나가야 한다. 4월에 눈이 오거나 꽃가루가 날리면 비염과 결막염으로 또 힘들겠지만 언젠가 날씨는 따뜻해 질 것이고, 물론 이 기침이 길어지면 또다시 폐렴으로 입원 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약을 꾸준히 먹으면 바로 2년전에 그랬듯이 천식은 좋아질 것이며, 날이 좀 좋아져서 운동을 하면 다시 건강도 좀 나아질테고, 그렇게 꾸역꾸역 시간을 집어삼키면 2009년이 되어서 손군도 돌아올것이다. 하지만 나도 좀 더 버텨보면 취직을 하든 대학원엘 가든 혹은 학원강사를 하게되든 뭔가 사람구실 할 방법이 생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슈퍼키드는 말했다. 버텨라 꿋꿋하게 사는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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