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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from 백수의일상부유 2009/09/01 23:46
TV를 보지 않은지 10년이 훨씬 넘었다. 이제는 쇼프로그램이나 개그 프로그램을 봐도,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하는건지 알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최근에 몇몇 가까운 지인들의 영향으로, 미국 드라마를 좀(어쩌면 많이-_-) 다운받아 보고, 함께(반강제로-_-) 쇼프로그램을 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다.
씻고 자려고 하다가 휴가나온 동생과 아버지가 틀어놓은 TV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아이돌(이었던) 그룹 가수들이 이전의, '못먹고 힘들었던 시절'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과자를 아껴먹는 이야기. 라면이 떨어졌던 이야기. 그러고 보면 종종, '힘들었던 시절'을 이야기 하는 가수나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곤 한다.
나는 이럴때 조금 혼란스럽다. 최소한 '있는 척'이나, 자신의 '가진것'을 자랑하는 것 보다 '없던 시절'을 이야기 하는것이 더 인간적으로, 혹은 덜 재수없게 느껴지는 사실에 대해서,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군생활 고생담을 늘어놓는 예비역처럼, '없던 시절'을 이야기 하는 '성공한 아이돌'이 있을 뿐인 TV속 세상에 대해서 비웃어야 하는 건지.
성공은 미화된다. 그러나 가난은 여전히 무시당한다. 가난한 자신을 말하는 사람들은 없으니까. 가난한 현재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은 없으니까. 과거에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한 현실은 방송되지 않으니까. 여전히 가난은 소외된다.

2009/09/01 23:46 2009/09/01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