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나온김에 몇마디 더.
알다시피 티비를 거의 보지 않지만, 식사시간에 늘어놓은 티비는 듣게된다. 퀴즈프로그램은 재미도 있고, 아무래도 가족과의 아니 자녀와의 식탁에서 적당히 교육적이기도 하다는 이유로 부모들이 선호하는 식사시간 티비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헌데 어릴적, 식사시간 퀴즈프로그램은 늘 나를 불편하게 했다. 퀴즈쇼를 보면서 함께 문제를 푸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출연자가 당신이 아는 문제를 맞추지 못하면 '아니 왜 저런 걸 몰라! 저렇게 쉬운걸! 답은 **인데 **!'을 외치곤 하셨다. 그게 참 듣기 싫었다. 하지만 퀴즈쇼의 문제를 모두 다 맞춘다면 아버지가 지금 식탁에 앉아 답을 외치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 모르는 문제가 나오게 되면 묵묵히 멈추었던 식사를 계속하셨다.
산다는게 그런거지만, 아무리 친해도 아무리 사랑해도 아무리 가족이라도, 퀴즈를 대신 풀어주거나 할 수 없는것이지만, 최소한 전화연결 찬스를 기다리는 친구나, 유치한 현수막이라도 흔드는 방청객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집에서 식탁 앞에 앉은 시청자가, '아니 저 쉬운걸 왜 몰라' 라고 말할 순 없는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게 예의가 아닐까 하고. 그나마 그건 들리지나 않지. 하물며.
나의 좋은 친구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퀴즈를 풀었는지, 왜 못풀었는지, 답은**인데 몰랐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그냥 피곤하지 않냐, 재미있었냐, 어땠냐, 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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