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치기 힘든 공은 치지 말고, 잡기 어려운 공은 받지 말자.
from 지난시간들은아름다웠지/2007, Sincerely 2007/09/28 21:13큰일이었다. 세상은 이미 프로였고, 프로의 꼴지는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사는것이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원년의 종합 팀 순위로 그것을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6위 삼미 슈퍼스타즈: 평범한 삶
5위 롯데 자이언츠: 꽤 노력한 삶
4위 해태 타이거즈: 무진장 노력한 삶
3위 MBC 청룡: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한 삶
2위 삼성 라이온즈: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한 삶
1위 OB 베어스: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 본문126p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비로소 그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남아 있는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본문278p

학부 평점 3.0을 넘기고 4년제 대학은 꼭 나와야하고 다들 영어도 웬만큼 해서 토익 700점을 넘어야하며 자기관리에 엄격해서 살 따위는 찌지 않고 초봉 2000이상 받는 직장에 들어가서 결혼하면 아파트도 사야되고... 그런 삶을 최소한의 삶이라고 여기고 살아가는 결승점 없는 경주.
내가 생각하기에 세상은 지금 이대로 더이상 성장할 수 없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지루한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성장이라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집을 짓는데 돈쓰고 시간이 지나면 집을 부수는데 돈쓰고, 부순것 버리는데 돈쓰고, 쓰레기 처리하는데 돈쓰고, 또 다시 그 자리에 집을 짓기위해 돈을 쓰는것이 자본주의 사회다. 그것이 자본주의에서 이야기 하는 성장이다. 아무데서나 퍼먹을 수 있었던 물을, 생수를 사먹어야 하는 세상이 도래하고 그 생수의 경제적 가치가 올리는 GDP로 결정되는 국가경쟁력. 여기서 도대체 성장이란 어떤것인가.
그러한 삶에 대해서 박민규는 삼미슈퍼스타즈의 야구라는 이름으로 조롱한다. 후반은 다소 계몽적이기도 하지만, 이런 식의 상상력은 훌륭한 재주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나치게 성찰적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어쨋거나 주인공은 일류 대학에도 들어갔고, 비록 구조조정 당했지만 대기업에도 입사 해 본, '프로'에서의 '평균적인 삶' 에 다가 가 본 사람이고, 나는 그런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은 20대 중반의 무직자이지만.
마지막으로, '마이너리티'를 이야기 하는 그가 각종 상들을 수상하며 주류 신인 소설가의 대열에 들어선 지금, 앞으로 그는 어떤 길을 갈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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