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을 돌아보면, 여러가지 단어로 정리 할 수 있겠지만 대략 학생회, 혼자살기, 연애, 각종질병, 학업. 이정도로 나의 삶을 축약할 수 있을것 같다. 자취한지 2년을 넘겨 3년차로 접어들고 또 새로운 방을 찾아 옮겨야 하는 이 시점, 혼자살기에 대해 생각 해 본다.

자취를 시작하고 처음 1년은 친구와 함께 살았다. 정확히는 친구와 친구의 고양이 그리고 나의 고양이 이렇게 4개의 개체들이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뭐 딱히 아쉬울 것....은 많았구나-_-;; 방이 좀 더 넓었으면 좋겠다거나 방에 바퀴벌레가 없었으면 좋겠다거나 방에 햇빛이 들었으면 좋겠다거나... 이런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것은 돈에 대한 아쉬움이고, 그래서 이사를 하기도 했었지만, 같이 사는 것에 대해서 그리 어려움은 없었다. 그냥 어느정도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또 어느 정도는 서로에 대해 인정 해 버리고 크게 간섭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둘의 학교에서의 생활은 같은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감정을 집에서까지 가져오거나 그 반대의 경우로 불편할 일도 없었다.

그리고 작년부터 혼자 살기를 시작하였다. 여러가지 이유로 혼자살게 되었지만, 뭐 돌아보면 약간의 계기(학관 사람들과 같이 산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되지는 않았고, 사실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와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친구의 휴학과 나의 학생회 활동 등이 그 이유가 되었다.

이러저러해서, 나는 지하의 단칸방에서 혼자(나의 고양이와 함께, 정확히 혼자가 아닌 둘이지만)살게 되었다. 혼자 산다는 것은 편리하다. 신경쓸 일이 적고,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물론 돈에 대한 부담은 커진다. 혼자 살건 둘이 살건 방세는 같으니까. 그래서 나는 지난 1년간 한달에 생활비로 10만원도 채 쓰지 않는 생활을 해 왔다. 집에서 받은 돈에서 방값, 전기가스비, 병원비 등을 빼고 나면 그정도의 돈이 겨우 남았다. (물론 학생회에서 나를 먹여 살렸다. 사람들이 거의 밥을 사주었고 술자리에 가도 돈을 내지 않았으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틈틈이 돈을 모아 책상과 책장 등을 마련하고 여기저기서 줏어오고 얻어오고 또 누군가가 선물해주고 해서, 처음에 아무것도 없던 이 방에 이제는 사람이 살기위한 대부분의 것들을(혹은 어떻게 보면 넘치도록) 마련했다.

혼자 산다는 것은 어찌보면 이기적이게 되는 과정일 수도 있다. 집에 들어와서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의당 해야할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기분이 좋지 않아도 그것을 숨길 필요도 없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분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분히 나 혼자만의 시간이고 편하게 쉴 수 있다. 물론 이기적인 인간이므로, 여기서 누군가가 아쉬울 때는 내가 아파서 누군가 돌봐줬으면 좋겠다거나 외롭거나 쓸쓸할 때. 결국 사람이 사람을 찾게되는 것은 자신의 이기적인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하게된다.

또한 혼자산다는 것은 그 사람에 따라서는 우울하게 되는 과정일 수도 있다. 기분을 전환하게 될 적절한 자극이 주어지는 기회가 다른 사람과 함께 살 때 보다 적고, 청소 식사 같은 일상적인 일도 안하면 그만이다. 그냥 혼자 더럽게 살겠다는데 뭐-_- 잔소리 할 사람도 없고, 내가 청소를 하지 않아 미안해 할 사람도 없다.

물론 사람에 따라 혼자 살든 둘이살든 열심히 의욕적으로 잘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에게 혼자살기의 단점은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혼자 살고싶다.

혼자사는 것이 좋다.

나는 아직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쉬고 싶고, 나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그대로 흐르게 놓아두고 싶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 의한 강요나 강제, 압력이 아니라 나의 의지로 다시 일어설 때를 찾고 또 기다리고 싶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무튼, 지금,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에게는.
2007/02/07 01:33 2007/02/07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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